최근에 배선, 납땜 같은 몸으로 떼우는 일을 줄곧 했습니다.
하루에 12시간씩 손가락을 부지런히 놀리고 허리가 약간 뻐근해도 노래 틀어 놓고 흥얼거리니 할만 하데요.
'아직 나의 체력은 괜찮군'
했고, 힘든 노동으로 밥맛도 좋고 꿀잠도 자고 그랬습니다.
요즘은 3D 모델링을 배워 볼까 하고 유튜브 강좌 찾아 보고 영어로 된 문서도 읽어 보곤 하는데요
이건 어떻게 1시간을 제대로 집중을 못하겠어요.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느꼈던 눈꺼풀 위에 쌀 두 가마 얹어 놓은 느낌을 간신히 참아 가며 그래도 꾸준히는 하고 있습니다.
'몸은 쓸만한데 머리는 맛이 갔구만'
이런 생각이 드니 나이가 점점 들어간다는 느낌이 드네요.
사실 근육보다 뇌가 단위시간당 쓰는 에너지와 산소량이 더 많습니다.
고작 한 시간 강의 듣고 두 시간 널부러지는 자신이 참 처량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새로운 거 입력은 잘 안되니 최대한 안에 들은걸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얘기죠.
다행히 안에 든게 좀 남아는 있습니다만 그것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어요.
이제 그냥 뭐 부지런히 하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네요.
그림도 그리고 작곡도 해 준다는데 간단한 모델링 정도는 꽤 그럴들하게 해 주겠습니다.
그래도 공부를 대신 해 줄수는 없으니 일단 제가 공부를 하고 부려 먹어야겠죠.
'눈도 침침해지고 클리앙 질도 이제 힘들다.' 라고요.
ㅎ
눈이 침침해서 납땜할 때는 확대경을 써야할 지경이 되고 말았어요.
4K 모니터에 클리앙도 확대해 놓고 하고 있습니다.
뭐든지 커져야 잘 보여요.
뇌가 기억, 학습시 신경세포와 뉴런 등의 신경회로를 재구성 하는데 나이가 들면 이 재구성 능력이 떨어져서 그렇답니다 그래서 기존에 배선된 신경회로에 의존하다 보니 새로운 학습이 어려워져서 과거에 배선되어 굳어진 체계를 선호하고 과거에 듣던 음악에 더 잘 감응한다네요
흔히들 머리가 굳는다라고도 하고 돌대가리라는 속어가 나온 배경인듯 한데,
20대까지 배워서 익힌 것을 기반으로 살을 더 붙이고 응용해서 평생 써먹는 듯하고 전혀 다른 분야를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제 경우는 그랬어요
전 탈모 말고는 아직까지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 거 같은데 한번 지치면 회복 속도가 약간 느려졌어요.
젊을 때는 2시간만 자고도 다음날 쌩쌩했는데 이제는 5시간으로는 택도 없고 7시간은 자 줘야 다음날 말을 좀 들어요.
40대초에 아픈곳이 더디게 아무는거 보고 나이들었다고 느꼈고
40대후반에 또 그거보다 배는 더 늦게 아무는거 보고 더 나이들었다고 느꼈습니다.
더 나이들어 뼈 부러지먼 잘 붙지도 않는데요. 이제 높은 산은 올라가면 안되고 눈길 걸을 때도 낙상 조심해야 해요. 한계를 인지했으면 조심조심 써 먹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