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작가 류츠신(刘慈欣)이 지은 SF 소설을 원작으로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하였습니다. 원작인 “삼체(The Three-Body Problem, 地球往事)”는 2007년, 2008년, 2010년 3부작으로 발표된 소설로서 중국에서 300만 부가 팔렸으며, 중국에서는 전체를 통틀어 地球往事라 칭하고 1부 부터 각 三体, 黑暗森林, 死神永生라는 소제목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삼체”라는 제목 아래 3권으로 출간되어 각 삼체문제, 암흑의 숲, 사신의 영생이라는 소제목이 붙어서 나왔습니다. 미국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SF 문학계의 권위있는 상들 중 하나인 휴고상을 받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받았습니다.
(스포가 있습니다)
드라마의 초반은 중국의 문화대혁명(1966~1976) 당시의 홍위병과 그 소용돌이 속에 희생되어진 과학자들의 이야기로 무겁게 시작합니다. 이러한 사건에서 뛰어난 과학자인 아버지를 잃은 예원제(진쳉)는 인간에 대한 환멸과 그 당시 문명에 대한 실망으로 지구문명의 멸망 내지는 변화를 목적으로 우연찮게 접속한 외계문명을 지구로 초대하는 결정을 하게 되고 이는 현재의 지구에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위협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초반에 등장한 중국 문화대혁명의 이야기가 중국에서 소설로 나온 것이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검열을 우려해 중국에서 출간된 소설에서는 1권 중간에 묘사됩니다만, 영문판에서 서두에 등장하고 이를 넷플릭스에서 처음부터 강렬하게 묘사하면서 중국에서 “중국을 나쁘게 표현한다” “역사의 진실한 재연이다” 등의 논쟁이 있다고 합니다.
드라마 후반부 외계인의 지구침공이 명확해진 시점에서의 비주얼은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Independence Day, 1996)”가 비슷해보이나 개인적으로는 1983년에 워너브라더스에서 제작한 SF 드라마인 “브이(V)”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어린 시절 외계인에 대한 위압감과 무력감에 대한 트라우마를 내게 심어준 “브이(V)”라는 드라마와 비슷한 기분이 들어서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도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오마주 되고 있는 “브이(V)”는 얼마전 발표되었던 “황야(2024)”에서도 오마주로 판단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오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는 액션 드라마 장르가 아닙니다. 넷플릭스도 SF 시리즈, 스릴러 시리즈로 분류한 것처럼 액션은 거의 없고 스릴러가 가장 어울리는 분류입니다.
드라마의 초반에는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 등이 등장하여 “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나 문제를 제기하는 드라마인가 생각했지만 외계인의 등장으로 갑자기 평범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신의 영역에서 외계인의 영역으로 내려온 기분이랄까요… 하지만 드라마는 인간의 나약함에서 비롯되는 신에 대한 믿음과 맹종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과학적 상식과는 배치되는 설정도 많이 나오지만 제가 부족한 탓이므로 과학적인 문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놀라운 것은 17년 전에 중국에서 쓰여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신선한 설정과 전개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드라마를 보며 과학문명, 신, 외계인, 인간의 삶과 죽음 등 정말 여러가지 주제에 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드라마입니다. 저는 가끔 철학책보다 하나의 영화나 드라마 같은 곳에서 더 깊은 철학적 문제를 제시하는 인상을 받습니다. 물론 저 같은 무지렁이에게는 어려운 책보다는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자극시켜 주는 것이 효과적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만…
읽어보지 않았지만 소설에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본 드라마는 소설의 전부를 그리지는 못하고 소설의 1권에 대한 이야기로 보입니다. 시즌 2가 계획되어 있다고 하며 본 편의 마지막에 다음 시즌을 예고하는 듯한 엔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설의 모든 부분을 담기 위해서는 시즌 3까지가 필요해 보이는데, 어떠한 결론을 가지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군요. 시즌 2와 시즌 3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공산당이랑 친하다고 하고, 유랑지구 원작도 이 사람이 쓴 거라고 하고...
실제로 공산당이나 중국인들이 이 작가에 대해 어떤 태도인 걸까 궁금합니다.
GPT4에게 물어봤습니다.
"중국인의 관점으로 본 문화 대혁명에 대한 평가를 영어로 검색해서 확인하고 한국어로 요약해줘."
문화 대혁명에 대한 중국인의 관점은 다양하며, 이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평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최근 몇십 년 동안, 중국의 저명한 작가들은 문화 대혁명과 같은 공산주의 시대의 주요 트라우마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 소설을 통해 이 시기를 회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화의 소설 "형제들"은 문화 대혁명 기간 동안의 폭력과 사회적 혼란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이는 작가의 정치적 용기를 상징하고 중국의 소설가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창작의 자유를 누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문화 대혁명의 여파는 중국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느껴졌으며, 이는 당시의 사건들이 단순한 대중의 폭력적인 폭발이 아닌, 공산주의의 폭력적인 제도화 및 계급 지정 시스템과 같은 더 깊은 원인들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문화 대혁명 이후,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가 상호 침묵하며 공존해야 했던 심리적 유산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 대혁명이 끝난 후 중국 사회에 나타난 아이러니한 모습 중 하나는, "개혁"으로 인해 에너지를 얻은 반응이 높은 관료의 자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재료적 이익을 위해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비정치적이지만 야심찬 대학 졸업생들은 승진을 위해 당에 가입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평가들은 문화 대혁명이 단지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중국 사회와 문화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문화 대혁명에 대한 평가는 그것이 남긴 깊은 상처와 복잡한 유산을 통해 중국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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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에서는 생각보다 문화 대혁명에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 인 듯합니다. 적어도 천안문 사태보다는 더 열려 있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책은 2권 막 읽기 시작했는데 그런 부분이 있나보군요
감사합니다. 천안문 같은 거랑은 또 다르다니.. 언제 한 번 알아봐야겠네요
스타워즈나 듄과 같이 우주 서사 장르를 너무 좋아하는데, 애플TV '파운데이션'도 재밌었구요.
대부분이 지구와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인데, 삼체는 그렇지 않아 특히 좋았습니다.
시즌2 불투명이라는 설도 있네요. 소설을 읽어봐야겠어요.
1권 2권까지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마지막 3권의 번역 출간이 몇년간을 이뤄지지 않았었죠.
저도 기다림에 지쳐서 급기야 영문판을 사서 보고자 했는데, 한두 페이지 읽다가 흐지부지... 그러던 중 3권이 드디어 번역 출간된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 나오자 마자 사서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대륙의 상상력의 위엄을 보여주는 스케일과 스토리에 흠뻑 빠졌던 좋은 기억이 있네요. 지금도 자기 전에 조금씩 다시 읽고 있는데 계속 재밌네요.
소설은 1권은 물리학자들이 죽는 문제를 중심으로 삼체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가 실체를 알아내는 이야기. 2권은 실체를 알아낸 후의 근 미래까지가 이야기입니다.
소설에선 제목으로만 차용했나보군요?;; 내용하곤 별 상관 없나보네요;;
내용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지구를 침략하려는 외계인이 삼체인 태양을 가진 행성에서 살고 있습니다.
삼체인이 지구를 침공하려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https://namu.wiki/w/%EC%82%BC%EC%B2%B4%EB%AC%B8%EC%A0%9C#s-5
작가에 빠져서 전 작품도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으로 4월 넷플릭스 구독료는 만족합니다
세계관도 처음에는 잘이해가 안가다가 나중에 좀 이해가되니... 아... 그래서 그랬구나...
지자가 양자얽힘으로 광속을 뛰어 넘어 실시간 통신이 가능한 것으로 나오는데... (그렇게 기억납니다.)
그런데.. 얽혀있는 상태를 만들고 서로 멀리 떨어뜨려놔도 한쪽에서 관측이 되는 순간!!! 먼곳의 얽혀있는 입자의 상태도 알수 있다인데.. 그이후에는 얽힘이 풀리고 서로 무관한 두입자가 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얽혀있는 양자를 계속 가져다 놓는 것은 물리적 이동이기 때문에 당연히 시간이 무~~쟈게 걸릴테구요.
어떻게 계속 실시간 컨트롤?하는것인지...
고구마 10개 먹은것처럼 답답한데.. 혹시 제가 소설 설정을 잘못 알고 있다고 누가 좀 알려줬음 좋겠네요.
삼체 너무 재밌습니다. 2권/3권에서의 그 장대함이란 정말..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b
중드를 먼저 봐서 그런지 몰라도 전 중드가 더 나은것 같았습니다
그에 비해 지금 TVING 에 중국판 삼체 있길래 보고 있는데 드라마적인 면에서는 훨씬 재미 있는 듯 합니다. 원작 소설의 디테일도 많이 살리고 있고요. 중국판 버전 추천합니다.
다만 중드에서는 문화대혁명 부분을 좀 설렁하게 담아서 인류에 대한 포기(?) 정당성이 좀 약해 보이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