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클래식, 어쿠스틱 장르에 최적화된 우드 하우징의 풀 사이즈 개방형 헤드폰이다. 그리 비싸지 않은 헤드폰 앰프만 준비한다면, 이 헤드폰으로 음악의 온화한 감성과 여유를 누릴 수 있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지금 이 글을 클릭해서 읽기 시작한 여러분은 '헤드폰으로 듣는다'는 경험을 대충(?) 알고 계실 겁니다. 책상 위에 PC를 두고 거치형 헤드폰 앰프에 대형 헤드폰을 연결해서 차분하게 소리를 듣는 장면입니다. 라우드 스피커를 사용하기 어려운 한국의 주거 환경에서, 헤드폰을 통한 퍼스널 오디오 생활이 훌륭한 대안으로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스피커 시스템 못지 않게 헤드폰 시스템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
현재 시장에는 다양한 헤드폰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는데요. 그 중에서 특히 클래식 악곡을 중점적으로 듣고 싶다면 더욱 많은 비용을 소비해야 합니다. 대편성 오케스트라 연주의 음반은 헤드폰에게 드넓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높은 해상도를 요구하며 뛰어난 밸런스와 최대한 자연스러운 음을 추구하기 마련인데... 이 정도 퍼포먼스를 '실제로' 커버하려면 헤드폰과 앰프의 가격이 자동차 가격과 일치하는 단계까지 도달해버립니다.
그러나! 진지한 매니아의 길을 걷는 대신 생활 속에서 클래식 악곡의 감성적인 맛과 여유로운 기분을 누리고 싶다면 60만원대 아래에서도 좋은 헤드폰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그리 비싸지 않은 DAC 헤드폰 앰프와 우드 하우징의 헤드폰 한 개만 있어도 클래식 악곡의 세계를 여행하기에는 충분할 것입니다. '시브가(Sivga)'라는 회사는 이러한 수요에 맞춰진 가격대 성능비 중심의 우드 헤드폰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리뷰했던 시브가 헤드폰을 본다면, 앰프의 하이 임피던스 조합에 맞춰진 개방형 우드 헤드폰 'SV023', 멋진 중음을 지닌 밀폐형 우드 헤드폰 '오리올(Oriole)'이 좋은 예시가 되겠습니다.
"시브가 SV023입니다. 드라이버 임피던스 300옴으로 거치형 헤드폰 앰프와 짝을 이룹니다."
"시브가 오리올입니다. 손쉽게 구동되며 실외 감상도 가능하도록 설계된 모델입니다."
오늘 소개할 '루안(Luan)'은 시브가에서 새롭게 출시한 정석적 개념의 풀 사이즈 개방형 헤드폰입니다. 40만원대 가격으로 재즈 + 클래식 + 어쿠스틱 장르에 최적화된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사운드 튜닝이 더 즐겁고 편안한 쪽으로 맞춰져 있으니, 사람 목소리나 자연 악기 연주가 많은 음악을 일상 속에서 오랫동안 듣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굳이 비교를 한다면 젠하이저 HD600 시리즈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물건이 시브가 루안이라고 봅니다. (SV023도 대결하지만 루안의 가성비가 더 좋음) 그런데 HD600 시리즈는 고.중.저음이 상당히 평탄하게 되어 있어서 심심하고도 정직한 느낌이 들고, 시브가 루안은 사람 목소리와 자연 악기 소리의 감정을 모든 측면에서 증폭하도록 설계된 느낌이 듭니다. 해상도, 음 분리 능력, 공간감 등의 기본 속성은 두 제품이 매우 유사한 편이라서 순전히 청취자의 취향으로 선택하게 될 텐데, HD600 시리즈는 레퍼런스(기준점) 개념이고 시브가 루안은 감성적 개념이라고 하겠습니다.
두 가지 소재의 진동판, 고급 헤드폰의 우드 하우징
시브가 루안의 박스를 열면 헤드폰 케이스가 짜안~!하고 나옵니다. 시브가와 같은 회사이면서 고급 브랜드인 센디 오디오(Sendy Audio)의 헤드폰들에게 이 케이스가 포함되는데요. 이제는 시브가 헤드폰들도 고급형 케이스가 기본 제공되나 봅니다. 사진으로도 체감할 수 있듯이, 이 가죽 케이스는 소재가 고급스러우며 세부 완성도가 높은 물건입니다.
케이스 속에는 루안의 본체와 함께 헴프 파우치에 담긴 탈착식 케이블, 6.35mm 어댑터가 있습니다. 루안의 헤드밴드 안쪽 공간이 여유로워서 헤드폰 케이스 속에 더 굵은 케이블도 담을 수 있겠습니다. 기본 케이블의 헤드폰 이어컵 연결이 3.5mm 규격이라서 쉽게 커스텀 케이블로 교체할 수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예: 유토피아를 제외한 포칼 헤드폰들의 커스텀 케이블을 그대로 사용 가능)
기본 케이블은 길이가 1.6미터이며 피복이 탱탱한 TPU 소재라서 대충 놔두어도 꼬이지 않습니다. 길이를 볼 때 소파에 앉아서 듣는 용도는 아니지만 책상 앞에 앉아서 들을 때는 딱 맞습니다. 그리고 케이블의 색상을 헤드폰 본체의 색상과 맞춰준 센스가 마음에 드네요. (-_-)b
시브가 헤드폰들은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가격에 비해서 실제로 품질이 좋기 때문입니다. 헤드폰의 내부에서 외부까지 골고루 적용되는 기술과 유저가 들으면서 만족하게 되는 좋은 소리를 모두 갖추고 있거든요. 시브가 루안도 드라이버 영역에서 평범하지 않은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진동판 테두리와 중앙 부분을 다른 소재로 만들어서 중.저음과 고음에 각각 특징을 담은 것입니다.
주로 중.저음을 담당하는 진동판 테두리 부분은 니켈 코팅 필름이며, 주로 고음을 담당하는 중앙의 돔(Dome) 부분은 고분자 유기체 탄소 섬유의 합성 소재라고 합니다. (Macromolecule organic carbon fiber composite) 이러한 재료의 차이는 루안의 밀도 높고 포근한 중.저음과 선명하고 약간 밝은 고음을 설명해줍니다. 보이스 코일은 구리를 입힌 알루미늄 소재라고 합니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