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지금 상황과는 다른 내용입니다. 5년 전에 스크랩해놓은 글인데, 당시 사이트를 운영하던 저와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저장해놓은 글을 소환해봅니다
흥망한사이트의 특징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다수가 사이트에 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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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컨텐츠에 다수가 환호하고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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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자극을 받아 점점 더 좋은 컨텐츠 재생산 (선순환) - 사이트 영향력 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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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러등장
(친목질해요.. 광고로 돈벌려고 저래요.. 일베에서 봤어요.. 성희롱글이에요.. 여기는 네임드만 글 올릴수있나요.. 법적으로 문제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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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없는 뉴비들이 영향력 큰 사이트에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호응함
(저러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나만 불편한가요.. 저사람 알고보니 뒤로 돈챙겨요.. 저사람 만 없으면 더 좋은 사이트가 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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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눈팅족들 혼란
(진짜인가?? 문제 많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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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본인의 시간과 노력을 들인 컨텐츠의 가치절하
(내가 이런 말 들으려고 이 노력을 했나.. 자괴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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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받는 네임드는 사이트에 더이상 글을 안올고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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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기들끼리 싸움 (악순환)
(누구누구 때문에 사이트가 안좋아지고 있어요.. 내가 나 좋자고 그런얘길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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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에 피로감을 느끼고 점점 더 글 없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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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망함
(왜 이 사이트는 양질의 컨텐츠가 없나요??? )
4번 단계에서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른 초기 설립정신의 희석이 큰 영향을 주지요. 숨겨진 엄청난 맛집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고 할 때 대량 유통에 적합하도록 예전의 조리법과 특이한 원료를 수정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요.
누구나 한마디씩 글을 올릴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면 트래픽이 증가하고 사이트는 성장하겠지만, 사람들이 다른 수많은 사이트 중에 이 사이트로 찾아온 목적 (초기 설립정신)을 자꾸 잃어버리게 되며, 평범한 잡담 사이트가 되어 버리는 것이죠. 그러면 수많은 잡담 사이트들과 같은 레벨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경쟁에서 도태되기 쉽지요.
그래서 진입장벽을 낮지 않게 유지하고 싶어하지만, 그러면 기존 회원중 나가는 인원만큼 새로운 인원이 유입되어야 하는데 그 유입조차 적어져서 소멸해 버리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