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클리앙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커뮤니티가 그렇지만 이곳은 개인의 소소한 이야기든 시대와 사회에 대한 거대한 담론이든 상관없이 아무 이야기나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이죠.
민주주의, 정의같은 옳다고 믿는 추상적인 가치들을 추구하는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떠드는 온라인 상의 공간. 커뮤니티는 이정도의 역할을 하는 곳인데 이런 커뮤니티에 과몰입해서 커뮤니티 그 자체가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좀 보이네요.
목적은 민주주의나 정의같은 사회적으로 보편타당한 가치들이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커뮤니티를 비롯한 그 모든 것들은 단지 수단이고 도구일 뿐입니다.
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해서도 과몰입해서 특정 정치인, 정당을 종교의 신이나 진리처럼 섬기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 또한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사용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한국사회는 전근대에서부터 근대, 현대로 이어져온 과정이 너무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민주주의를 비롯한 근대적이고 이상적인 가치가 서구처럼 자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외부로 부터 이식되었습니다. 때문에 형식적인 국가 체제는 현대적인데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의 수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전근대 사회의 백성, 신민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대통령을 나랏님이라고 칭하고 여전히 국부니 반인반신이니 하며 이승만, 박정희를 추앙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대통령도 잘못하면 끌어내리는 세상에 이깟 커뮤니티가 뭐라고 대단한 가치를 부여하며 클리앙 못잃어, 민주주의 못잃어 이러는 사람들을 보면 좀 갑갑합니다. 대의만 잃지 않으면 그 수단은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겁니다. 민주주의, 정의, 공정 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그 어디든 그곳이 민주주의의 보루가 되는 것이고요.
여기가 추억인 사람들도 있어요. 저도 그 중 한사람입니다.
왜 저같은 사람들이 갑갑하단 소릴 들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사람마다 똑같은 말을 들어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니 지금 떠나는 다수의 분들처럼 운영자의 말이 선을 넘어서 참을 수 없다고 느낄 수도 있고, 제트기님처럼 정든 이곳을 떠날만큼 운영진의 말이 심한 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다만 제가 갑갑하다고 한 이유는 클리앙이 무너지든 말든 민주주의 하고는 하등 관계도 없는데 클리앙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것 마냥 생각하거나 클리앙이 망하면 이번 선거에 문제가 생기는 것 마냥 생각하는 사람들때문입니다.
그런 취지의 말씀이라면 동감합니다.
클량에 있던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기여 한거죠..
깃발 바꿔도 사람들은 똑같습니다
일베 망했다고 2찍이 망한거도 아니고
오히려 팸코 Dc 게임사이트들 등등 다 먹었죠
어딜가도 사람들은 안변합니다.
민주진영이 제대로 안되는 이유가 이런거에요. 뭐가 조금 거슬리면 에잇 더럽네! 하고 그냥 떠나요. 누군가에겐 투쟁일 수도 누군가에겐 회피 처럼 보일 수도 있죠.
그렇게 억울하면 클리앙 본사 직접 찾아가서 항의하던지, 게시판에서 드러눕는 효과도 없는 퍼포먼스 하면서 운영자들 박박 긁는 소리만 올리는게 대화이고, 협상인가요. 여지를 줘야 일부 수용하면서 항복이라도 할텐데, 여기는 공개적으로 나와서 너 잘못했다고 시인하고 할복해라 수준이에요.
그리고 커뮤니티를 클리앙 말고는 아예 안하는 저 같은 사람들도 많고, 눈팅만 하는 회원들도 정말 많습니다.
저는 원래 커뮤니티 안하는데 대선 때 하도 답답해서 이곳저곳 둘러보다 흘러들어온 사람입니다. 마침 IT , 자동차에 관심있어서 눌러 앉게 되었구요.
클리앙은 저 같이 좀 라이트한 사람들에게 민주당에 대한 정보나 소식을 합리적인 느낌으로 접할 수 있는 곳 입니다.
정치인들이 직접 글까지 올리는 커뮤니티가 흔한가요?
다른 사이트? 온갖 커뮤니티 여러개 하는 사람들에게나 쉬운일이지, 눈팅만하거나, 공개된 게시판에 검색만해서 보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데요. 지금 총선이 중요합니까, 바이럴 저격한 사람 정지에 항의해서 다 망치는게 중요합니까.
예전 대선 후에 민주당 탈당했던 사람들이 오버랩 되네요. 결국 그 사람들 민주당에 1표라도 힘이 필요할 때 게시판에 탈퇴 후회한다는 거 외에 아무말도 못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