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나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정말 많은 대형참사가 있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저는 그 대형참사를 모두 피해서 살아가고 있지만요.
그럼에도 그 많은 대형참사를 하나하나 기억하고 살진 못합니다. 죄송스럽게도요.
그런데, 세월호 만큼은 이상하게 그날의 기억이 모두 살아 있습니다.
그날 내가 먹은 점심 메뉴도 기억나고, 누구랑 무슨 일을 했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참 많은 게 기억나는 그 날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그렇게 기억하는 하루일 겁니다.
그날 어른들의 잘못된 말을 들으면서 영문도 모르고, 죄없이 목숨을 잃은 우리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구조하려고 했던 분들, 그리고 그날 거기 탔을 뿐인데 유명을 달리했던 일반 승객들 모두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빕니다.
그리고 더 큰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생존 탑승객 모두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다시는 이런 대형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데, 제 자리에서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