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한 달 정도 고시원에서 지내 봤습니다.
집 새로 사서 이사할 때 인테리어를 하면서 애랑 집사람은 처가에 가 있었는 데
저는 일 핑계 대고 회사 옆 고시원에서 지냈거든요.
고시원에서 지내다 보니 의외의 것들을 많이 알게 되더군요.
마포 쪽 이었는 데
의외로 중년의 신사분 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침이면 깔끔하게 차려입고 출근하시는 분들 아주 많습니다.
학생은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어디는 외노자들이 많다고 하던데 제가 있던 곳은 외노자들 하나도 못 봤던 것 같습니다.
공동주방시설에 라면 김치 밥 등등 구비되어 있는 데 밤에 몇 번 이용해 봤는데 생각 보다 꽤 좋습니다.
한 달 정도.
그냥 딱 한 달 정도면 해볼 만 합니다만 그 이상 가면 ...글쎄요.
듣던 악명 보다는 나쁘진 않았지만 오래 있을 곳은 아닌 것 같아요.
오마니도 사기 당하셔서 서울집과 인천집이 날라가셔서 캐나다에서 오신 후로 안양쪽으로 내려오셔서 살고 계시구요.
사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입장에서는 지금의 결과가 좋습니다 ㅎㅎ
정말 그땐 어떻게 살았는지....
결혼하면서 어떻게 살다보니 아파트 장만하게되서 와이프랑 껴안고 펑펑 울었어요 ㅋㅋ
학생은 없지만 20~30대가 많았고 40대 이상은 거의 없었네요.
공무원 공부하는 사람 3명, 공인중개사 공부하는 아줌마, 주변 IT학원에 다니는 사람, 간호사 3명 ,
한국에 온 일본여자 2명, 햄버거 체인점 매니져 , 평범한 회사원 (하는 일 모르는데 일부는 IT계열)몇 명 등
생일이 되면 모여서 고시원 아줌마가 몇사람 불러서 생일 파티를 하니 오래 있는 분들은 서로 친해져서
나이와 하는 일 등을 알게 되고 때로 몰려가서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고 했습니다.
월드컵 축구를 하면 모두 옥상에 올라가서 티비 갔다놓고 모여서 같이 보고
고시원 아저씨가 티비와 맥주를 준비해놓습니다.
잠시 왔다가는 사람들은 서로 만날 일이 별로 없으니 잘 모르고요.
40대 정도 아저씨 있었는데 정장입고 출근하는 듯 한데 주말에는 없더군요. 직장이 멀어서 임시거쳐로
사용하는 듯 합니다. 일본에서 온 여자는 한국말 빨리 배우고 싶다고 한국인들 소개해달라고 해서
같이 어울리다보니 한국말 엄청 빨리 배우더군요.
고시원 사람들끼리 이렇게 친한 고시원은 없을 듯 한데 잘 찾아온 듯 하더군요.
물론 금액 차이도............
노량진, 신림은 당연히 고시생들이 제일 많았는데 신림은 이제 전부 직장인들을 위한 풀옵션 원룸 위주로 바뀌었고...
노량진도 초년차 직장인들이 많이 오면서 풀옵션 원룸 위주로 점차 변화중..
논현동 같은 경우는 배달 하시는 분들이 제일 많은것 같네요.
( 노가다 하시는 분이었는데 세탁기에 옷 다 때려박고 세재도 안넣고 물로만 매일 돌리시던 분이 참 기억에 남음 )
창문 없는 방은 이제 보기 꽤 힘든 모양이고...
공부 하는 동네는 화장실 없이 작은 방이 주류라네요. 청소할 시간 없는지..
근데 임용시험 친다고 노량진에서 1년을 창문 없는 지하에서 살았던 저는,
지금도 가끔 초심이 흔들린다 생각할 때, 그 시절 살았던 노량진 삼거리로 가서, 델리에서 돈까스를 먹고 옵니다...
그 만큼 자발적 감금이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네요...
하루종일 방대한 정보의 input만 있고, output은 김밥집에서 "얼마에요" 수준이었으니,
사회성이 떨어질 때,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
신체가 어떤 반응을 느끼는가를 임상실험에 참여했던 기억처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강남교회 아침 무료급식 너무 감사했습니다.